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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소개

『 수학자, 컴퓨터를 만들다. The Universal Computer, 2000 』

수학자, 컴퓨터를 만들다 - 10점
마틴 데이비스 지음, 박정일.장영태 옮김/지식의풍경


흥미로운 포스트를 하나 읽었다. '네이버. NHN을 팔아 KT를 사다.' 라는 기사였다.

포스트를 읽자마자 이 책이 생각났다. 이 책은 컴퓨터의 탄생에 기여한 여러 수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.

왜 이 책이 생각났느냐 하면, 이 책에 나오는 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의 견해 차이가 오늘한 현실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.

폰 노이만과 앨런 튜링의 견해 차이를 현대 버전으로 바꿔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.

'미래의 컴퓨터 산업은 소프트웨어 중심이 될 것이냐, 하드웨어 중심이 될 것이냐?'

추측 가능하듯이, 앨런 튜링은 미래 사회에 하드웨어 중심의 컴퓨터 발달을 예견한 반면에 튜링은 소프트웨어의 무한 가능성을 역설하였다.

※ 이 두 위대한 수학자의 견해를 재해석 하기에는 필자의 역량이 부족하므로 꼭 책을 읽어 왜곡된 해석을 바로잡기 바란다. 사실 책 읽은지도 반년이 넘었다;;

다시 위의 기사 얘기를 하자면,

기사의 요점은 예전에는 인터넷 기업의 매출액이 KT와 같은 대기업의 매출액의 1% 수준이었으나 오늘날 NHN의 시가총액이 KT를 넘어버리면서 그 가치를 훨씬 뛰어 넘어버렸다는 것이다.

물론, 마이크로 소프트의 성공 신화에서부터 소프트웨어의 우월적인 성장은 예견된 것이었다. 결국, 앨런 튜링의 역설한 시대는 그대로 오고야 말았다.

.

'수학자, 컴퓨터를 만들다.' 를 꼭 읽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

우리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도 컴퓨터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, 그 역사에는 무관심하다. 전공자들 또한 그 역사를 따로 대학에서 가르쳐주지는 않는다. 내가 봤을 때 지금의 이 모습은

"부시맨이 비행기에서 떨어진 콜라병을 들고 사용하는 꼴"

이 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.

※ 부시맨은 콜라병을 아주 유용하게 쓴다.

물론, 컴퓨터를 지탱하는 무수한 수학적 지식들이 감히 정상인이 접할수 없는 지식들을 함유하고 있기에 나 또한 범접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.

그러나 이런 교양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컴퓨터의 탄생 비밀을 알게되고,

여러 수학자들의 고뇌와 삶을 읽으면서 컴퓨터를 지탱하는 수학적 이론들의 배경을 알게되는 것은 컴퓨터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.

어쩌면 뿌리깊은 정체성을 심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.

개인적으로,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컴퓨터에 대한 역사가 단순히 100년 남짓된 것이 아니라, 인간이 '나는 왜 존재하는가'에 대한 물음을 가질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 흥분하면서 읽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. 그래서 다른 누군가에게 꼭 추천하고 싶었다.

무엇보다 이 책은 읽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. 내 기억에 힐베르트는 무지개 색깔의 앞글자에 자신이 만났던 여성의 이름을 넣어 시를 읊을 수 있었다고... 그리고 튜링은 사회적으로 동성애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에 비관하여 자살을 했다고... 한다.

남의 삶을 엿보는 것 또한 인간의 욕망 중 하나인데 수학자들의 삶을 듣는 다는 것은 큰 흥미가 아닐 수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