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책 소개

『 전 세계적 자본주의인가 지역적 계획경제인가 』를 읽고


대학교 3학년, 경제학과의 개론 수업은 나에게 정말 충격적이었다. 좋은 의미에서 충격이 아니라, 어이가 없었던 충격이었다. 젊은 교수의 수업은 온통 이론에서 시작하여 이론으로 끝났으며, 그 이론 안에는 인간의 노동이 하나의 자원이 되어 수식에 의해 계산되고 있었다.

이른바 신자유주의라고 말하는 경제학 마인드를 대학교 신입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었던 것이다.

이런 신자유주의적 마인드는 이미 대학을 넘어 사회 전체에 팽배해져있는 것 같다.

글쎄, 경제학도도 아니고 정치학도는 더더욱 아니기 때문에 이런점에 대해서 왈가왈부 할 수는 없지만...

이건 아니라고 본다. 대운하 보다 중요한 것은 이 땅의 자연이고, 경제적 이익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자체의 정신적인 풍요로움이라고 생각한다.

칼 폴라니(1886 ~ 1964)가 생전에 쓴 다섯편의 글을 발췌해 번역한 이 책은 그러한 나의 생각을 잘 정리해 주었다.

왜 시장의 영향력이 오늘날 인간을 노동력으로 취급하게 하고 부를 권력과 계층의 기준으로 만들어 내었는가?

책의 내용이 다소 난해하게 적혀있기는 하지만 지금의 일방적인 자본주의, 시장원리주의 마인드를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책들을 꼭 한번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.

안타까운 건, 대학 내에서 학생들이 이러한 관점을 접해 볼 기회가 희박하다는 것이고

더더욱 안타까운 건, 많은 고등학교에서 전경련에서 만든 경제 교과서를 읽고 신자유주의적 마인드를 가진 어린 학생들을 배출한다는 것이다.

어떠한 이념이나 생각들이 한 쪽으로 기울 었을 때 그 위험성은 파시즘과 같은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. 지금의 우리 사회는 위험하지 않은가? 나는 지금 사회가 경쟁과 부의 욕심으로 인해 충분히 각박한 사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.

인간 천년 만년 사는 것도 아닌데, 우리는 어떤 벼랑 끝에 내 몰려서 내적인 풍요로움을 찾지 못하고 돈과 경쟁 속에 허덕여야만 하는 걸까? 나도 그렇고 모두가 좀 더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.